<제2회 상생연대 대학 동아리 지원 사업 - 활동 결과>
- 동아리 : 심사숙고
- 활동명 : 환불의 숲
- 활동 내용 : 글로벌 환경 이슈, 대한민국의 환경외교 갈등, 국내 환경 이슈, 일상 속 환경 문제 등을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운영 (채널명 '환불의 숲' https://www.youtube.com/watch?v=yznuo5oLjiQ)
- 활동 목적 : 국내외의 환경불평등에 대해 조명
- 활동 지역 : 서울, 부산
- 활동 평가 및 소감
우리는 환경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환경 불평등 문제에 접근했다. 보여주고 싶은 것도, 담고 싶은 것도 많았던 만큼 소재를 추려내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뷰도 누구와 해야 적절할지 고민하다가 오히려 누가 적합한 사람인가? 라는 반문이 생겼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을 던져 보았다. ‘환경 불평등 속에서 내 일상은 어떠한가?’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 영상이 오프닝 시리즈이다. 매일 버리는 쓰레기, 인간이라면 평생 호흡해야 하는 대기 속의 미세먼지, 그리고 이젠 예측이 어려운 기후위기까지 일상에서 거슬러 올라가 환경문제를 추적해 보았다. 자신의 일상 이야기로 시작해서 사회구조적 문제까지 다루는 오프닝 영상을 통해 우리는 누구나 환경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환불의 숲이 다뤄나갈 환경 의제에 대한 소개 영상이기도 했다. 환불의 숲은 환경문제를 글로벌-국가-개인의 흐름으로 다뤘는데 이 중에서도 강조된 부분은 당사자들의 이야기이다. 문제와 해결방안을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해결을 위해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환불의 숲에선 비건 콘텐츠를 여러 차례 촬영했는데 그 이유는 비거니즘이 가장 필요한 실천방안이면서도 사회적으로 외면받기 쉬운 대상이기 때문이다. 음식도 그렇지만 신발, 옷, 가방, 화장품 등과 같은 물건들은 수많은 생명체들의 고통과 희생으로 만들어진다. 이와 같은 종차별 행위 역시 환경 불평등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유행하는 옷을 입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뿐이지 다른 생명체들의 고통까진 고려하지 않는다. 당신의 오늘 식단만 살펴봐도 육식의 흔적이 있을 것이다. 이건 비단 동물 착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착취로도 이어지고 있는 문제다. 가축들을 먹이기 위해 어마어마한 땅들을 경작하면서 집이 없는 난민들은 죽거나 떠돌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가축 사료용으로 재배되는 옥수수들 중 그 하나조차 먹지 못해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과소비문화로 인한 환경 불평등은 과거부터 지적됐으나 사람들은 지금의 편리함을 놓지 않기 위해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선 많이 버려져야 많이 소비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과소비를 제재하지 않고 오히려 소비를 장려하며,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우리는 환불의 숲을 통해 과소비문화의 문제를 고발하며 자본주의사회 속 생활양식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특히 육식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채식에 주목하여 실천방안으로 제안했다. 사실 이 사회에서 채식을 꾸준히 해나가기는 쉽지 않다. 외식을 하려 해도 한정된 식당과 메뉴에서 고를 수밖에 없다. ‘오늘 먹을 닭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와 같이 육식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채식을 한다고 말하는 것조차 망설여진다. 그렇다보니 사회적으로 쉽게 외면받는 것이다. 그래서 우린 [숲보라]를 통해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게스트들과 얘기를 나누고 직접 실천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제로 웨이스트 부산여행]에선 숙소에서 요리하며 끼니를 때우거나 비건 식당을 찾아가기도 했다. 이와 같이 채식 콘텐츠을 통해 실천하는 것을 보여주고 시청자들을 독려하고자 했다. 실제로 주변에서 변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튜브 댓글 창에선 응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지인들은 영상을 본 후 채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환불의 숲은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거대한 환경 문제에 대해 환불의 숲은 ‘이렇게 할 수 있다’라고 말해왔다. 문제 의식을 가지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면서 일관적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시적인 관점을 취했다. 전 지구적 문제에서 개인의 문제로 좁혀 나가며 위기를 실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런 관점이 두드러진 영상들을 우리가 의도한 아래의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쓰레기 문제를 다룬 영상들이다. 환불의 숲은 전 지구적 문제로 쓰레기 배출 및 처리 과정에 주목했다. 매립지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쓰레기 양, 그리고 쓰레기를 수출하고 수입하는 과정에서 선진국의 쓰레기 처리를 떠맡게 되는 타 국가의 상황을 조사하며 국가 간 불평등을 자세히 알아봤다. [오프닝_쓰레기편]과 [기후위기&쓰레기편]영상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물질이든지 총량이 있는 것과 같이 쓰레기도 포화상태를 넘어서 처리 불가 위기에 처해있다. 그리고 이 위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다가오지 않으며 또 다른 불평등 문제를 낳고 있다. 쓰레기 문제는 우리 일상으로도 성큼 다가오는데, [기후위기&쓰레기편]에서 쓰레기를 영상 연출 재료로 사용하면서 개인이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지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연출 방식으로 쓰레기 문제를 지구적 문제에서 일상의 문제로 가져올 수 있었다.
둘째, 숲을 알려주숲 시리즈 영상들이다. 도시공원 탐방을 기획했는데, 이때 ‘숲 선정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이 도시공원에 관심을 가지도록 했다. 총 세 곳의 숲을 선정하여 그 중 개운산, 서서울 호수공원을 방문했다. 개운산은 산책로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주거단지 근처에 위치해 주민들이 이용하기 좋았다. 개운산을 방문하여 공원을 소개하는 동시에 공원의 특정 지점마다 6개의 퀴즈를 통해 도시공원일몰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서서울 호수공원은 재활용 시설물이 돋보였는데 정수조 폐기물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호수공원에서는 위장환경주의 책을 리뷰하면서 환경친화적 마케팅의 실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공원들을 소개하는 것과 더불어 환경 토크를 진행한 만큼 풍부한 내용이 특징적인 시리즈이다. 환경 토크에선 각각 도시공원일몰제, 환경친화적 마케팅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정책과 기업이 환경 문제에 어떻게 얽혀있으며 결국 우리 삶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갈 수 있었다.
셋째, 소비문화와 관련된 영상들이다. 앞서 지적한 과소비문화와 연결되는데, 소비문화 콘텐츠는 [숲보라]부터 시작하여 [환경동화 다시쓰기], [에코 타임즈], [알맹상점 탐방기], [환골탈태 챌린지]를 통해 지금까지 소비문화를 반성하는 동시에 바람직한 소비 방향성을 제시하며 새로운 소비문화를 조성해 나갔다는 의의가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고민하면서 영상을 통해 실리콘 빨대, 대나무 칫솔 등 기존의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물품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생필품을 교체해 나가는 것과 동시에 소비 자체를 줄여나가야만 한다는 본질적인 소비 문제까지 다뤄 보았다. 이러한 영상들을 제작하면서 환불의 숲은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소비생활을 되돌아보게 하고 친환경적인 소비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역할을 했다.
넷째, 일상의 직접적 실천과 관련된 영상들이다. 먼저 친환경적 여행인 [제로 웨이스트 부산여행]으로 친환경적 소비문화에 이어 우리는 여행의 새로운 테마를 제안했다. 미디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행들은 힐링이라는 마케팅 아래 여행으로 생기는 이산화탄소나 자원 낭비 문제를 감춘다. 예를 들면 항공 부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에 달한다. 교통수단만이 아니라 여행용 키트와 같이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환불의 숲은 제로 웨이스트 여행이라는 테마를 잡아 ‘걸을 수 있을 땐 걷고, 쉴 땐 쉬었다.’ 제로 웨이스트 여행이나 환경여행이란 말은 낯설게 들리지만 우린 어렵지 않게 코스를 구성했고 이를 영상으로 소개하여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환불의 숲의 친환경적 여행 콘텐츠에는 힐링 여행 마케팅이라는 구조적인 틀을 벗어나 환경을 위한 여행을 고민하는 시간이 담겨 있다. 또한 환불의 숲의 마지막 콘텐츠 영상인 [환골탈태 챌린지]는 개인의 일상에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면서 필요 없는 물건을 다시 쓸모 있는 것으로 재탄생시켰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한 소품들을 보여주면서 가능한 오래, 다시 쓸 것을 요청하고 있다.
모든 활동들이 뜻깊었던 만큼 여러 방면의 사회적 기대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는 넛지 개념을 이용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노렸다.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넛지와 같이 타인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환불의 숲은 환경 의제를 공유하는 작업이 되었다. 타인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부드러운 개입이란 타의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자신에게 그 문제가 성큼 다가온다는 것이다. 환불의 숲이 공유하고 싶은 주요 의제 중 하나는 ‘이것은 바로 내 문제입니다’라는 공감과 역지사지의 태도였다. 막연해 보이던 환경 문제를 글로벌 문제이자 국가적 문제이자 개인의 문제로 좁혀 나가며 나와 연결된 문제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환불의 숲 영상들은 문제점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로 하여금 문제를 당연시하기보단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만일 영상을 보며 시청자가 순간이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된다면 그것이 환불의 숲의 넛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의 고민이나 반응은 유튜브 댓글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가져와 보면 [기후위기&쓰레기편] ‘연출 아이디어가 좋아요.’ ‘일상적으로 쓰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북토크] ‘페어폰에 대한 정보를 알아갑니다. 동물권과 환경의 연관, 한국의 비건 문화도 알고 싶네요. 유행하는 옷을 사고 싶은 건 사람 심리잖아요. 그래서 구제 옷 구매를 제안해봅니다.’ ‘코로나19나 폭염, 폭우 등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조금씩이라도 자발적 불편함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환경교실] ‘가변재생에너지 처음 들어봤어요. 이렇게 또 알아가네요.’ [숲보라] ‘매우 길지만 긴 만큼 유익하네요.’ 등과 같은 반응이 있었다. 영상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거나 한 번이라도 더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환불의 숲은 환경 의제를 공유하는 것과 더불어 친환경적 문화 조성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비건 지향 식문화, 제로 웨이스트 생활문화가 있다. 환불의 숲 영상이 미친 영향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고기가 없으면 허전하다고 느끼던 사람이 비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빨대를 좋아하던 사람이 이젠 바다코끼리를 떠올리며 빨대를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영상 시청자들 모두가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지 다 들을 순 없지만 주변인들이 환경에 관심을 갖는 만큼 혹은 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환불의 숲에서 다룬 콘텐츠들은 접근하기 쉽고 실천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교육 자료로써 활용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이렇게 환불의 숲은 조금씩 사회를 바꿔나가고 있었다.
한편 환불의 숲의 넛지가 가장 큰 효력을 발휘한 대상은 바로 우리이기도 하다. 미처 알지 못했던 지점을 알아가며 숙고했던 시간들은 우리를 바꿔 놓았다.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무엇이, 어떻게, 왜를 매번 질문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우리는 6명의 개개인들에서 6인의 활동가가 되었고 6인과 함께할 또 다른 활동가를 찾고 있다. 환불의 숲은 바로 그런 여정을 담고 있는 채널이다.